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기록하고 싶은 날

무언가 적고 싶은 날이 있다. 아무것도 떠오르지는 않지만 문득 무언가를 기록하고 싶은 날 그날이 오늘인 것 같다.

요즘은 나름 잘지내고 있다.  

편입을 통해 다시 대학생이 되었고 수업을 듣고 있으며 바쁜 듯 바쁘지 않은 듯 오묘한 경계선에 있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눈도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 잘 안보이던 근거리 시력도 이전보다는 잘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들고 아팠던 허리도 많이 좋아졌다. 

급한 것도 없고 그냥 천천히 할 것을 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아니 어제 척수소뇌변성증을 앓고 있는 유튜버의 이야기를 보았다.

나 역시 태어나서 병명을 지니고 있었고 그것의 굴레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나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고 그것을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았고 그렇게 살아오고 있다. 하지만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난치병은 그렇지 않다. 원인 불명에 치료법도 따로 없는 그저 발병하면 사망선고와 유사한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누구나 끝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사람의 인생이지만 척수소뇌변성은 자신의 몸이 점점 상태가 안좋아지는 것을 느끼고 종극에는 죽음으로 향하는 것을 또렷이 느끼고 감내해야 하는 병이라는 것의 두려움은 이루말할 수 없는 공포라 생각이 들었다.

여러 생각들이 교차했다. 가장 먼저든 생각은 안도이며 그 다음은 슬픔이 되어 안타가움으로 남아 있다. 결국 나는 다행이구나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는 사실과 그녀의 슬픔이 함께 겹쳐졌고 마지막에는 안타가움이 남아있다. 

과연 무엇이 중요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금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끝을 바라볼 지 모르는 것이 삶이라 한다면 내일이 아닌 오늘을 바라보고 행복을 느끼는 것이야 말로 내일 마지막을 향하게 되었을 때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꾸준히 죽음에 대해 두려워했다. 요즘은 조금 유해지긴 했지만 지속적으로 두려워했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한 이치라 생각하지만 그것에 대한 고민과 시간은 길었고 답었는 고민을 위해 지금이라고 쓰고 있는 시간을 흘러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결국 맞보게 될 것이라면 그리될 것이고 지금을 오늘을 나를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로 마음 먹었다. 

나의 끝이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죽을 병이 찾아와서 끝이라는 빨간줄을 선고받지 않았고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이 드는 시간을 더욱 즐겨보려 한다. 뭔가 어색해서 이상해서 부담스러워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더 하고 싶다. 

결국 기록하고 싶은 날에 두서 없이 써내려가는 몇줄은 결국 나를 위한 내가 몇 해가 지난 후에 다시보더라도 남는 것이 였으면 한다.

나는 내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현재는 행복하다.